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TV’를 키워드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8’ 전시장을 채웠다. 이들을 추격하는 중국과 일본 기업들은 ‘고화질의 큰 TV’를 앞세웠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기업들이 아직 삼성·LG가 주력하지 않는 분야를 강조했을 뿐 기술 격차는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편으로는 외국 기업의 추격 속도가 빠른 만큼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11일(현지시간) ‘CES 2018’ 행사가 열린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삼성전자·LG전자와 마찬가지로 관람객이 가장 몰리는 센트럴홀에 전시관을 차렸다. 그동안 이들은 국내 기업과 다른 곳에 전시관을 마련해 왔다.

중국과 일본 업체는 전시장 전면에 8K UHD(초고화질) TV를 내세웠다. 8K는 3300만화소의 해상도로 4K UHD보다 4배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삼성전자 부스 건너편에 전시장을 마련한 소니는 입구에 8K TV를 전시했다. 별도 암실도 마련해 1만니트(1㎡에 촛불 1만개를 켜 놓은 수준의 밝기)의 8K LCD(액정표시장치) TV를 선보여 밝은 화질을 강조했다.

LG전자 옆에 부스를 꾸린 중국의 TCL은 입구를 8K QLED TV로 꾸몄다. TCL은 삼성전자의 ‘더 프레임’을 모방해 벽에 걸어두면 명화를 보여주는 제품을 선보였다. 하이센스는 98인치 8K ULED 스크린 TV를 전시했다.




11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8’에서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QLED TV가 빅스비를 통해 음성명령으로 제어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결성’을 중심으로 TV를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AI 비서를 탑재한 TV를 선보였다. 음성으로 음량을 조절하거나 원하는 방송을 찾아보는 기능이 담겼다. LG전자는 자사 AI 플랫폼인 ‘딥씽큐’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함께 탑재한 TV를 내놨다. 국내 방송 프로그램 정보는 딥씽큐가, TV를 통한 검색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담당하는 식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외국 업체가 8K를 강조한 것은 한국 기업이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을 덜 두고 있는 분야를 공략해 자신들이 앞서나간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라며 “8K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강조하는 것보다 고객에게 더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해외 미디어 관계자는 “한국 제품보다 색 표현과 반응 속도 등이 부족하다”며 “중국의 8K 제품은 심지어 전시 영상도 끊김이 발생해 당황스럽다”고 평가했다. 

CNN은 CES 2018에서 공개된 TV 중 ‘영화 보는 방식을 변화시킬 3개의 제품’으로 LG디스플레이의 ‘65인치 UHD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더 월’, LG전자의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TV를 차례로 꼽았다. 

하지만 후발주자들이 흉내내기로 기술력 차이를 좁히는 만큼 긴장의 끊을 놔선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중국의 경쟁력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싼 TV를 생산한다는 점”이라며 “기술 격차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기업에 시장을 뺏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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