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이투데이


미국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경연장인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중국의 공세가 올해에도 그 위력을 더하고 있다.




드론과 같이 중국이 전통적으로 앞서나갔던 분야는 물론 인공지능(AI)에서도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중국 기업들은 자체 브랜드를 달고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아직 아마존이나 구글처럼 다양한 협력사를 끼고 생태계를 구축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중국의 내수시장이 워낙 큰 탓에 성장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더 이상 중국을 ‘베끼기’나 ‘기술 추격자’로 보기에는 이미 중국이 가진 잠재력과 수준이 상당히 위협적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사우스홀에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부스에는 유난히 중국어가 많이 들렸다. 제조업이 아닌 유통을 기반으로 하는 알리바바가 ‘CES 2018’에 전시장을 차린 것은 자체 인공지능 스피커 ‘T몰 지니’를 알리기 위해서다. 중화권 관람객들은 알리바바의 이 인공지능 기기에 명령을 내리고 성능을 시험해보며 신기해 했다.

아직 생태계 확장을 위한 다양한 파트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알리바바가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80%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향후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한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자 업체들이 주로 기기제어 쪽으로 인공지능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알리바바는 유통관리 면에서 인공지능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는 자체 AI 플랫폼인 ‘듀어오에스(DUER OS)’를 전시했다. 바이두는 듀어오에스가 적용된 스마트 스피커, 휴대전화, 레이저 프로젝터 등을 선보였다. 바이두는 이외에 AI에 기반을 둔 독자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 2.0을 선보였다. 아폴로 2.0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퓨처모빌리티는 전기차 바이톤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1회 충전에 520㎞ 주행이 가능하고 곡면 디스플레이에 제스처·얼굴·감정 인식이 가능한 AI 기능을 갖췄다. 샤오펑 모터스도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

TV,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은 삼성이나 LG 같은 국내 프리미엄 제조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디자인이나 완성도 면에서 차이가 느껴졌지만, 중국의 맹공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물류에서의 활용도가 기대되는 드론 역시 중국업체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세계 1위 드론 기업 중국 DJI가 올해도 대거 제품을 들고 나온 데 이어, 파워비전테크놀로지는 물속에서 작동하는 드론 제품군인 파워돌핀을 선보였다.

올해 CES에 참가한 전체 기업 약 4000여개 중 3분의 1가량이 중국업체다. 이제 중국을 빼놓고 CES를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현지를 찾았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4G 후반기에 오면서 중국이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가 기술 격차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CES 현장에서 중국의 ‘IT굴기’는 세계를 향해 거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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