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블록체인은 실체 없는 ‘거품’인가




1월 18일 밤 JTBC의 특집 토론 ‘가상화폐,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가 방영된 이후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나왔다.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유시민 작가가 가상통화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한 것이 주된 이유였다. 유 작가는 토론에서 가상통화 거래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온라인 도박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거래소 자체를 폐쇄하고 개인 간의 거래만 허용하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유 작가처럼 가상통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은 현재의 가상통화 광풍을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의 닷컴 버블에 비교하곤 한다. 두 현상은 ‘신기술’에 의해 촉발됐고, 그것이 투자 ‘거품’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닮았다. 



가상통화 광풍과 닷컴 버블 


닷컴 버블은 당시로서는 대중적인 기술이 아닌 월드와이드웹(WWW)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80년대 말부터 사용된 월드와이드웹은 1993년 이미지가 표시되는 최초의 웹브라우저 모자이크가 개발되면서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이후 모자이크의 개발자들이 웹브라우저 업체 넷츠케이프를 창립하면서 월드와이드웹은 점차 대중화된다. 비슷한 시기인 1997년 미국 내의 개인용 컴퓨터 보급률은 35%를 넘어서고, 인터넷 접속 속도도 크게 빨라졌다. 인터넷이 일부 전문가들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평범한 사람들의 도구로 발전돼가던 시기였다. 

‘닷컴 버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인터넷과 관련이 있는 기업이나 이름에 ‘닷컴’이 들어가는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상상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무선통신회사 퀄컴의 주가는 1999년 1년간 26배가 넘게 뛰어올랐고, 같은 기간 동안 10배 이상 주가가 오른 종목이 10여 가지가 넘었다. 2000년 3월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5132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이 기록은 15년이 지나서야 깨졌다.


1월 18일 TV 토론에서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공동대표는 현존하는 가상통화 중 95%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닷컴 버블 때에도 거품만 남기고 사라진 기업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골드뱅크다. 인터넷으로 광고를 보면 현금을 준다는 아이디어로 시작한 골드뱅크는 1998년 코스닥에 상장되자마자 1년에 40배가 넘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골드뱅크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2년 만에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가상통화 옹호론자들은 닷컴 버블의 결과 세상을 바꾼 기업들이 탄생했다는 것에 주목한다. 미국에서는 구글,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등이 닷컴 버블이 꺼진 이후에도 급속한 성장을 거듭했고, 한국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등이 2000년대 초반 이후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코인 광풍과 닷컴 버블 사이에는 큰 차이점도 있다. 닷컴 버블의 주역은 벤처기업이지만, 코인 버블의 주역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라는 점이다. 둘 다 투기의 대상이 된 것은 마찬가지지만, 벤처기업은 꾸준히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했다. 닷컴 버블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서비스는 현재 전세계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반면 가상통화의 기반이 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응용분야는 아직 눈에 잡히는 게 없다. ‘비트코인의 문제점을 개선했다’며 수많은 가상통화들이 새롭게 시장에 나왔지만, 여전히 시장점유율 1위는 가장 오래된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이다. 18일 TV 토론에서 유시민 작가가 지적했듯 비트코인으로 법정통화처럼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뛰면서 수수료가 올랐고, 거래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1월 18~19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도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가상통화·블록체인 전문가들은 닷컴 버블 당시 여러 기업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던 것처럼 가상통화 시장도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고 봤다. 김준영 블록체인코리아 대표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더리움 등 새로운 암호화폐들은 비트코인의 아류가 아니라 비트코인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들”이라며 “비트코인의 느린 속도나 부족한 익명성을 보완하는 새로운 코인이 계속 나올 때마다 비트코인의 점유율은 떨어져 왔다. 얼마 전만 해도 90%에 달하던 비트코인의 점유율이 지금은 30%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가상통화와 블록체인은 분리 가능한가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부의 엇갈린 대응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1월 15일 청와대 국무조정실은 가상통화 투기와 시세조작·자금세탁 등 불법행위는 강력히 대응하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육성·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김진화 공동대표는 18일 국민의당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가상통화와 블록체인은 분리가 불가능한 한 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을 크게 폐쇄형과 공개형으로 나눠서 설명했다. 월마트가 자사의 유통시스템에 적용시킨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대표적인 폐쇄형 블록체인으로, 제한된 참여자만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일반적으로 블록체인이라 불리는 기술은 개방형 블록체인을 말한다. 불특정 다수가 자신의 컴퓨터 자원을 제공해 네트워크가 유지되며 네트워크에 기여한 이들은 그 보상으로 가상통화를 받는다. 김 대표는 가상통화에 대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여한 이들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라고 설명한다.


또한 김 대표는 국회 토론회에서 가상통화 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나, 정부의 신규 ICO(가상통화 공개) 금지와 같은 조치는 새로운 공개형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저해한다며 “구글, 네이버 같은 서비스는 만들지 못하고 회사 인트라넷 게시판, 전자결제시스템 등만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한편, 여러 가상통화·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아직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응용기술의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블록체인 연구모임인 블록체이너스의 문영훈 대표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직은 글로벌 차원에서 실용성을 입증한 앱은 없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한 다양한 시도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로 스팀잇(Steemit)을 꼽았다. 스팀잇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한 SNS다. 스팀잇 커뮤니티 내에서 글을 쓰고 댓글을 하는 활동이 일종의 채굴행위이며,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낸 사용자는 그 대가로 스팀잇 네트워크에서 생성되는 가상통화를 받게 된다. 그는 “스팀잇은 중개인 없는 직접거래라는 블록체인에 딱 어울린다”며 “출판사나 언론 기사를 통하지 않아도 필자와 독자가 직접 만날 수 있고, 광고를 붙이지 않아도 자신의 활동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구글, 네이버 등 기존 IT 대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없이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능한 시도도 있다고 말했다. 파일코인은 개인의 하드디스크에 남는 공간을 이용한다. 많은 하드디스크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이들에게는 네트워크에 기여한 대가로 파일코인이라는 가상통화가 지급된다. 그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서비스들이 이제 발걸음을 뗀 단계다. 특히 숙박이나 합승 등 여러 공유경제 모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수 있고, 이런 기술들이 이제 막 시도되고 있다”며 “먼 미래가 아니라 5~10년 내로는 블록체인 기술이 현실세계에서도 와닿는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통화 거래 규제에 대해선 이견 없어 


또한 가상통화·블록체인 전문가들은 가상통화 거래에 대해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유시민 작가가 말한 것처럼 거래를 완전히 막는 조치에는 반대했지만, 가상통화 광풍 자체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김준영 블록체인코리아 대표는 현재 가상통화 시장에 ‘무조건 심리’가 짙게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사기만 하면 무조건 값이 오른다는 심리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특히 발행량이 많고 개당 값이 싼 코인을 사기만 하면 무조건 된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혼란이 야기됐다. 코스닥보다도 많은 거래량이 발생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상황인데,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월 16일 가상통화가 더 이상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취지의 청와대 청원을 올렸다. 그는 “암호화폐 투자가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라는 식의 프레임이 많이 돌고 있는데, 이런 시각이 오히려 암호화폐를 투자수단으로만 보고 기반에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을 죽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렇게 커진 암호화폐 시장을 무조건 없애려고만 할 게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정부 차원에서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 공동대표도 18일 국회 토론회에서 가상통화에 대해 일본식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봤다. 일본에서는 가상통화 거래소를 개장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정부에 등록된 거래소는 주기적인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며, 거래소가 일본 국내법을 어길 경우 등록을 취소시킬 수도 있다. 그러는 한편, 일본은 가상통화를 결제수단으로 보는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기업이 가상통화를 보유한 경우 회계보고서에 그 평가손익이 반영된다.

김준영 대표는 “지난해만 해도 암호화페 투자자 중 절반 이상이 ‘투자금만 내면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식의 불법 다단계를 통해 암호화폐를 알게 된 분들이 많았다. 지금도 불법으로 투자금을 모으는 회사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또한 거래소가 투자자의 출금을 지연시킨다든지, 거래소가 투자액수를 감당할 만한 자본은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정부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사기코인 구별하는 법 

가상통화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의하면, 1월 19일 기준으로 전세계에 1448개의 가상통화와 7652개의 거래소가 존재한다. 한국의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는 121개 가상통화의 거래를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수많은 가상통화 중에는 사기성이 짙은 스캠 코인(scam coin)으로 알려진 것들도 있다. 가상통화 전문가들은 뜬소문에만 의존해 투자할 게 아니라, 시장 참여자 스스로도 스캠 코인을 구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대학 교수는 “암호화폐 개발은 대부분 오픈소스로 이뤄진다. 비전문가도 어느 정도 코인을 식별할 눈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oustonian이라는 ID를 쓰는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블록체인 기반 SNS 스팀잇(steemit)에 스캠 코인을 구별하는 글을 썼다. 김준영 블록체인코리아 대표도 “스캠 코인을 가려내는 방법으로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내용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인마켓캡은 가상통화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정 가상통화의 시가총액, 발행량뿐만 아니라 가상통화의 홈페이지와 소스코드도 볼 수 있다. 상당수의 가상통화는 여러 개발자들의 협업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서 제공하는 각 가상통화의 깃허브(GitHub: 오픈소스 저장소이자 개발자들의 협업공간) 주소를 살펴보면 누구나 해당 가상통화의 개발내역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대규모 행사로 관심을 끌었던 시가총액 10위권인 ㄱ코인의 소스코드를 살펴봤다. 작업이력을 보면 올해 들어서도 활발하게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ㄱ코인의 기여자(contributors) 칸을 보면 ㄱ코인의 창립자 등 50여명의 개발자가 붙어 있다. ㄱ코인의 창립자는 지난해 9월 이후 개발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다른 10여명의 개발자들이 꾸준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시가총액 순위가 ㄱ코인과 비슷한 ㄴ코인도 살펴봤다. ㄴ코인의 소스코드를 보면 최신 작업날짜가 지난해 12월이다. 또한 ㄴ코인의 개발자는 10명이 되지 않는데,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최근 한 달간 활동 이력이 아예 없다. ㄱ코인의 경우 그동안 500건 이상의 개발 요청(pull request)이 올라온 데 비해, ㄴ코인에 올라온 개발 요청은 10여건에 불과하다. 즉, ㄴ코인은 ㄱ코인보다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소스코드 외에도 가상통화를 분석하는 방법은 많다. 한국에서만 거래가 활발한 코인인지 여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코인마켓캡의 거래소(market) 탭에서 비트코인의 거래량을 살펴보면 원화 거래의 비중은 5%대에 불과하다. 반면 ㄱ코인은 원화거래 비율이 60%를 넘는다. 최근 시가총액 최상위권으로 뛰어오른 ㄷ코인은 원화거래 비율이 65%를 넘는다. 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가상통화라면 실제 가치보다 거품이 낀 것은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 -경향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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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분수쇼


'세계 3대 분수쇼'가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 스페인의 #몬주익 분수쇼, 그리고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몰 분수쇼가 그것이다. 항상 관광객으로 들끊는 두바이 분수쇼. 어느덧 두바이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가 돼 버렸다. 분수쇼의 중심은 공중으로 옆으로 춤추는 힘찬 물줄기와 이를 뒷받침하는 배경음악 멜로디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 그룹 '#엑소(EXO)'의 음악이 흘러 나온다면? 뜬금없지만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났다.


엑소의 히트곡 중 하나인 '파워(POWER)'가 이 두바이 분수쇼 메인곡으로 선정되는 등 점점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들이 1박2일로 두바이에 왔다. 한국 대중가수의 음악이 두바이 분수쇼 주제곡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두바이관광청의 초청으로 인기 그룹 엑소가 두바이에 방문한 1월 16일 UAE 현지인과의 소규모 팬미팅 현장에 참석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한국에서도 못 본 엑소를 두바이에서 보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하하.

사실 트와이스가 더 좋은 삼촌팬으로서 엑소는 데면데면할 수도 있었지만, 멀리 두바이에서 한류의 현주소를 확인하겠다는 일념하에 팬미팅 전날 혼자 위키백과를 뒤져가며 엑소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히트곡 등을 공부하고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도 샅샅이 살펴보고 각 멤버들이 지닌 초능력까지 암기한 뒤 "머뭇거리지 마 Move on 자 시간이 없어~♪" 등을 흥얼거리며 팬미팅 현장으로 출발했다.

당일 오후 2시 팬미팅 장소에 가기 위해 행사 주최 측인 두바이관광청에서 마련한 전세버스에 UAE 소녀 팬들과 함께 올라탔다. 센스 좋게 엑소의 히트곡 메들리를 버스 음악으로 틀어놓자 모두들 한국어로 떼창을 하면서 분위기를 즐긴다. 서서히 광란의 도가니로 달아오르는 버스 안. 내 옆에 앉은 앳된 소녀팬에게 '처음에 엑소를 어떻게 알게 됐냐'고 묻자 어느 날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드라마에 나오는 BGM이 너무 좋길래 그때부터 K팝에 관심을 갖게 됐고, 얼마 안 있어 엑소에게 꽂혀버렸다고 자랑스럽게 고백했다. 그리고 같은 버스를 탄 외국 미디어 카메라맨 남자가 "헤이. 넌 40명의 여자들이 차 속에서 한꺼번에 소리 지르는 거 들어본 적 있어?" 하고 묻길래 "아니, 나도 처음이야…" 하고 서로 얘기하기도 했다.




팬미팅은 두바이 랜드마크인 부르즈 칼리파 안의 한 콘퍼런스룸에서 진행됐다. 준비로 분주한 현장, 피 말리는 추첨 싸움에서 승리한 선택받은 40명의 '에리(엑소팬을 지칭하는 용어)'만 참석할 수 있는 아주 소규모의 팬미팅이다. 모두들 긴장이 되는지 벌써부터 숨을 크게 들이쉬고, 각자 챙겨온 응원도구는 잘 있는지 만지작거린다. 한 소녀팬에게 "엑소 만날 준비됐어" 하고 물으니 "아직 안됐어요 후…후…" 하고 심호흡을 한다.




기다린 지 20분 정도 지났을까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는 가운데 엑소가 등장했다. 자기소개를 하면서 "마하바(안녕하세요)" "슈크란(감사합니다)" "자밀라(예쁩니다)" 등 간단한 아랍어를 재치 있게 구사하자 모두들 '꺄아악' 소리를 지르며 좋아한다. 곧이어 간단한 질문과 대답의 시간, 대충 무슨 질문이 오갔는지 정리해봤다.

Q 두바이 첫 인상은.

A 매우 아름답고 좋은 도시라 생각하며 친절함에 감사드린다(일동 꺄아아아).

Q 아랍국가와 아랍인을 어떻게 생각하나.

A 팬들이 공항에서부터 열정적으로 반겨주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일동 꺄아아아).

Q 두바이에서 엑소 공연을 볼 수 있겠나.

A 네 있습니다. 곧 SM타운 콘서트로 찾아뵙겠습니다(일동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벤트인 친필사인 CD 추첨이 시작됐다. 그런데 내 옆에 앉은 친구가 받았다. 한국말로 계속 "아 행복해 감사합니다. 저 이제 죽어도 좋아요"를 연발하면서 나라를 되찾은 웃음을 짓는 그녀. 영어이름은 핑키라고 하는데, 한국어도 곧잘 하고 한국 드라마, 영화, 노래 등을 나보다 훨씬 잘 알아서 엄청 놀랐다. 모두 '엑소 오빠'들 덕분일 것이다.




단체 사진을 찍고 엑소 멤버들은 곧 있을 두바이몰 분수쇼에서의 만남을 약속한 채 총총 사라진 가운데, 오빠들 체온이 남아 있는 쇼파에 다시금 앉아보면서 돌아가며 기념사진을 찍는 UAE 소녀팬들 모습을 보면서 아랍 전통복장인 아바야를 입은 소녀팬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 뭔가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다. 한 소녀팬이 나보고 '에리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우리 백현이'라고 쓴 응원 플랜카드 한국어 문구가 제대로 됐는지 물어보길래 "퍼펙트하다"고 대답해줬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두바이몰 분수쇼 시간이 다가왔다. 밖에 나가니 이미 먼저 나와 있는 엑소 멤버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 운집한 팬 수만 명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두바이에서 1년 넘게 살았지만 처음 보는 광경에 입이 쫙 벌어진다. 이미 이곳은 광란의 도가니다. 그들의 히트곡인 '파워'가 흘러나오면서 화려한 조명과 함께 최고 150m까지 솟구치는 물줄기가 춤을 추자 수만 명의 팬들이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르며 멤버들과 소통했다.



UAE 두바이에 오자마자 팬들과의 만남, 두바이 분수쇼 관람 및 대중들과의 인사까지 바쁜 하루를 보냈을 그들. 우리와 사는 방식도 종교도 언어도 모두 다르지만, 우리나라 셀럽(연예인)이 그저 좋아서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더 알고 싶어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팬들. 이번 행사를 총괄기획한 두바이관광청에서도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반응과 열기에 많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여기 소녀팬들 몇 명에게 물어보니 올해 꼭 한국에 여행 가고 싶어서 돈을 모으는 중이라고 대답하며 자랑스럽게 자신들이 SNS에 포스팅한 한국 관련 소식을 내게 보여주고, 혹은 아예 이번 4월에 이미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다고 자랑하는 친구도 있었다. 혹은 집안이 너무 엄격해서 여행을 가긴 힘들지만 맨날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그 마음을 달랜다는 팬도 있었다. 다른 게 애국이 아니고 이런 게 애국이 아닐까. 오랜만에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 엑소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훈훈한 마무리를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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