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마스터셰프’ 등 요리 프로 인기…주방용품 수출 노려볼 만


요즘 브라질에서는 외식이나 약속을 취소하면서까지 ‘요리 프로그램은 본방 사수!’를 외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각종 주방기구, 가전제품, 가구 등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요리 컨테스트에서 인기를 모은 출연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이나 제과점을 차리거나 제품 브랜드를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브라질 시장 진출에 관심 있는 우리 업체들이 눈여겨 볼 만한 현상이다.

출처 : 착한브라질이야기님 블러그



◆ 양보다 질=브라질의 요리 프로그램은 TV 방송이 시작된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다. 최근에는 프로그램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단순히 요리법을 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요리하면서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을 그대로 보여주는 ‘푸드 리얼리티 쇼’로 발전하고 있다.

브라질의 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브라질에서는 70개 이상의 공중파 채널과 유료 채널에서 67개의 요리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또 사람들이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는 이유로 ①요리에 관심이 많아 주말이나 휴일에 가족이나 친구들을 위해 유명 셰프처럼 요리하고 싶어서 ②매일 똑같은 요리에 식상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③냉동식품이나 패스트푸드는 먹기 싫은 대신 맛있고 간단한 조리법을 구하기 위해 ④건강한 식재료나 조리법에 관심이 많아서 ⑤다른 나라의 문화 및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서 등을 꼽았다.

각종 요리 프로그램의 증가는 브라질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관심이 양보다는 질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브라질 사람들은 대체로 품질은 따지지 않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 많은 음식을 선호했으나 광우병, 조류독감, 구제역, 유전자 변이 식품 등으로 식재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해 직접 음식을 만드는 것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출처 : 이수빈님 블러그


◆ 진화하는 요리 프로그램=브라질 최초의 요리 프로그램은 브라질의 첫 TV 채널인 ‘튜피’가 1958년에 선보인 ‘레비스타 페미니나’로, 요리 전문가인 오펠리아 여사가 다양한 요리의 조리법을 가르쳐주는 내용이었다. 이후 오펠리아 여사는 다른 방송국으로 자리를 옮겨 약 30년 동안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처럼 1990년대까지 브라질의 요리 프로그램 포맷은 넉넉한 웃음을 가진 중년 아주머니 요리사가 주로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요리법을 가르치는 포맷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명 셰프의 요리법, 전문 요리사들의 분주한 일상,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요리 세계 등 다양한 포맷으로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매일 먹는 음식을 좀 더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 바쁜 직장인을 위한 초스피드 요리강좌, 건강식 전문 요리방법, 케이크와 같은 디저트 레시피 등 다양한 콘텐츠가 방송되고 각 지방의 향토요리나 해외 여행지에서 발견한 맛집 등을 조명한 프로그램도 있다. 각종 조리도구가 걸려있는 주방에서 국내외 전문 요리사나 유명 연예인이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성공비결은 현실과 허구의 조합=요리 프로그램이 비즈니스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TLC 방송의 인기 푸드 리얼리티 쇼인 ‘케이크 보스(Cake Boss)’다. 이 프로그램은 뉴저지 주에 실제로 존재하는 제과점 ‘카를로스 베이크 숍’에서 벌어지는 리얼리티 쇼로, 이곳의 셰프인 버디 바랄스트로가 이끄는 제과점의 일상과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그룹의 경쟁을 내보내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케이크 보스’는 미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2015년 브라질의 레데 레코드 TV의 전파를 타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 버디 바랄스트로는 브라질에 해외 최초의 체인점을 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체인 운영자를 브라질 TV 방송국과 협력해 경연대회를 개최해 선발하는 이벤트 성격을 강화했다. 결국 2016년 말 브라질 상파울루 고급 상가지역인 자르딘스에 해외 1호점이 문을 열었으며 컨테스트 우승자에게는 체인점 운영권이 부여됐다.



◆ 브라질을 강타한 ‘마스터셰프’=현재 브라질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은 반데이란테스 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마스터셰프’다. 이 프로그램은 1990년 영국에서 처음 제작됐으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방송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브라질의 ‘마스터셰프’는 2014년 ‘시즌1’을 시작으로 지난 8월에 종료한 ‘시즌4’까지 총 4개의 경연대회가 열렸다. 대회 심사위원은 브라질의 엔리케 포가샤, 프랑스인 셰프 에릭 자킨, 아르헨티나 여성 셰프 파올라 카로셀라 등 모두 3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들은 참가자들이 만든 음식에 대해 각자 독특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해 심사평을 하기로 유명하다. 경연대회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며 최종적으로 1명의 최고 요리사가 선정되는 방식이다.

2017년 8월에 종료한 ‘시즌4’에는 모두 2만 명이 신청해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해 걸러진 21명이 본선에 참가했고 최종 우승의 영예는 미셸 크리스핌이라는 여성에게 돌아갔다. 그녀는 20만 헤알(약 6만5000달러)의 상금과 함께 프랑스의 르 코르동 블루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따냈다.

‘시즌4’는 총 115분짜리 프로그램 26편으로 구성됐으며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동안 최종 우승자인 미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5만 명으로 늘어났다. 녹화장은 인기 리얼리티 쇼에 걸맞게 8대의 카메라가 포진했으며 900명의 방청객이 자리 잡았다. 이 중 250명은 사회공유망서비스(SNS)의 유명인사로, 이들은 대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에피소드를 SNS에 실시간으로 올리는 역할을 한다. 최종 우승자가 발표되던 8월 22일 프로그램의 경우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MasterChefBR’은 조회 수가 93만8000건, 트윗 글 500만 개를 기록했고 약 2000만 명이 시청했다.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프로그램을 방영한 방송국은 조만간 ‘시즌5’를 내보내기로 했다.

‘시즌4’ 프로그램은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노출된 다양한 간접광고 외에도 까르푸, 코카콜라, 네슬레 등 10개 기업이 공식 후원했다. 한 조사업체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중 브라질의 요리 프로그램 전후에 방송되는 광고 규모는 8억3900만 헤알이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 여성의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브라질의 요리 프로그램이 가져온 긍정적인 면 가운데 하나는 여성의 역할에 대한 시각의 변화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요리는 반드시 여성의 몫이 아니며 요리는 즐거운 행위이기 때문에 여성이든 남성이든 원하는 사람이 하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프로그램 진행자도 전문 요리사, 영양사, 모델 및 배우 등 유명 여성이 대부분이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남성의 참여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케이블 TV에서도 영국의 인기 요리 프로그램인 ‘나이젤라’를 내보내 브라질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 나이젤라 로손은 여자는 반드시 날씬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깨고 매력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면서 재미있게 방송을 진행해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 우리 기업 시사점=요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방송에 등장하는 각종 주방기구, 가전제품, 가구 등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주방용품 업체가 요리가 실제로 진행되는 스튜디오에 자사 제품을 배치하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자들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마스터셰프’에 출연해 우승하거나 경합하는 동안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요리사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을 열거나 각종 광고를 찍어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심사위원이 운영하는 식당 ‘살 가스트로노미아’와 ‘아르투리토’, ‘라 구아파’ 등의 매출도 증가세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상파울루 무역관은 “브라질 시장 진출에 관심이 많은 한국의 식재료, 주방기구, 가전업체들은 현지 요리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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